【한국검경뉴스 박상보 기자】 한국 남종산수화의 전통을 잇는 운림산방 4대 화맥의 주인공, 임전(林田) 허문 화백의 마지막 개인전이 2026년 5월 20일(수) ~ 5월 25일(월)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운림산방 4대 화맥을 잇는 임전 허문의 70년 붓질을 집약하는 사실상 마지막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임전 허문은 25세에 요절한 임인 허림의 독자다. 생후 11개월 만에 부친을 여의고, 7세 때부터 백부 남농 허건의 슬하에서 성장했다. 남농은 전통 남종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신남화(新南畵)’라는 지평을 열었던 인물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허문은 자연스럽게 전통의 필법과 정신을 체득했지만, 동시에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다. 홍익대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실경에 기반한 산수와 이론적 탐구를 결합하며 독자적 조형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그의 예술세계를 특징짓는 핵심은 『운무산수』다. 198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이 화풍은 선염기법을 중심으로 안개와 구름의 흐름을 화면의 주체로 끌어올린다. 전통 산수에서 산세가 구조를 형성했다면, 허문의 화면에서는 운무가 공간을 지배한다. 화면 가득 번져 흐르는 운무는 산세를 감싸며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로 인해 그는 ‘안개 작가’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허문의 운무와 마주하면 신선의 세계를 거니는 듯 아득한 공간의 깊이에 빠지게 된다”고 평하며, 그의 운무산수가 “시각적 이해를 넘어 정신적 영역에 들어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허문의 산수가 단순한 자연 재현이 아니라, 정신적인 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임전 허문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한국화단의 중심에서 활동했으며, 그의 작업은 언제나 전통의 현재성을 묻는 질문에 가까웠다. 200년 화맥의 계승은 그에게 유산이자 과제였다. 그는 그 무게를 운무라는 형식적 실험과 정신적 확장으로 돌파해 왔다.
『임전 허문 마지막 개인전』은 한 예술가의 회고이자, 운림산방 4대 화맥의 현재형을 확인하는 자리다. 동시에 200년 전통의 화맥이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재구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