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은 중원미술가 협회장
【문형은 중원미술가 협회장】 에스테르 뒤플로가 던진 질문, 경제정책은 경제학자만의 영역인가. 경제 현상을 단순히 경제지표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는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을 통해 경제 문제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현실의 복잡성과 정책의 실제 효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책은 성장과 무역, 기후변화, 자동화, 국가의 역할, 빈곤과 존엄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경제학의 관점에서 다룬다.
경제정책은 경제학자의 분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치인의 정책적 판단과 정부의 행정, 시민사회의 요구, 언론의 보도와 여론, 기업의 이해관계 등 다양한 요인이 정책 결정과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역경제 역시 산업생산이나 고용, 재정 규모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지표만으로 지역의 변화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구구조와 주거환경, 교육·의료서비스, 문화예술, 교통과 안전, 관광 인프라,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선 9기 충주, ‘미래도시·젊은 충주’ 출범
이 같은 관점에서 민선 9기 충주시정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석 충주시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식을 갖고 민선 9기 제12대 충주시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에는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시장은 ‘미래도시, 젊은 충주’를 내세워 미래산업 육성과 체류형 관광도시 조성, 청년이 머무는 도시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시장은 취임사에서 투명한 시정 운영과 신속한 행정,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 반도체 부품, 수소·미래에너지,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또 충주 관광공사를 중심으로 한 관광도시 조성, 청년 주거·문화 기반 강화, 소아 응급·야간 진료 확대 등 시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정책 추진 의지도 밝혔다.
취임 직후 첫 결재로 ‘충주 피지컬AI 혁신 클러스터 구축 추진’을 선택한 것도 미래산업 육성에 대한 민선 9기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경제만큼 중요한 문화·안전·정주환경
충주의 미래 경쟁력을 산업 분야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지역경제의 핵심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업과 청년, 가족이 실제로 충주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 교통, 안전 등 생활 전반의 여건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예술과 관광은 지역경제와 별개의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 관광콘텐츠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체류시간과 소비를 확대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다.
충주가 가진 역사문화자원과 호수·강·산림 등 자연환경, 택견을 비롯한 전통문화,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산업·관광 정책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K-브랜드지수 1위, ‘성과’보다 지속적인 행정으로 평가받아야
최근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발표한 ‘K-브랜드지수’ 충청북도 지자체장 부문에서는 이동석 충주시장이 1위에 선정됐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에 따르면 해당 지수는 온라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미디어·소셜·긍정·부정·활성화·커뮤니티·AI 인덱스 등을 분석해 산출한다.
연구소는 2026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충북 11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80만6738건의 온라인 빅데이터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브랜드 지수는 행정성과나 시민 만족도를 직접 측정하는 공식 행정평가와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1위라는 결과 자체보다 향후 실제 시정 성과와 시민 체감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래도시, 젊은 충주’의 핵심은 시민 체감
민선 9기 충주시정이 내세운 ‘미래도시, 젊은 충주’가 구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성장과 함께 사회·문화적 기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행정이 요구된다.
이동석 시장은 취임 당시 시의회와 시민사회, 전문가, 청년, 농민, 기업 등이 참여하는 ‘충주 미래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지역의 다양한 주체가 정책 과정에 참여하는 협력적 행정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민선 9기의 성패는 산업단지 조성이나 기업 유치 건수 같은 숫자에만 의해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동시에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고, 문화예술과 관광이 활성화되며, 청년과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주거·교육·의료 환경이 갖춰지는지가 중요하다.
경제를 경제학자에게만 맡길 수 없듯 지방행정 역시 행정기관만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 시민과 기업, 전문가, 문화예술계, 언론, 시민사회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가 정책의 과정과 결과를 함께 살펴보고 평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민선 9기 충주가 ‘미래도시, 젊은 충주’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경제·문화·예술·관광·안전·복지·정주환경을 하나의 지역발전 체계로 연결하는 행정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취임 초기 제시한 정책들이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어떻게 구체화되고, 시민들의 일상에서 어떤 변화로 나타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향후 민선 9기 충주시정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